릿터 15호: 연애소설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이 글과 잉카 쇼니바레와 잉그리드 폴라드의 차이에 대한 글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언어, 다른 시선에 대한 생각이 들게 해서 좋았다.
소설 중에서 강화길의 <오물자의 출현> 이 매우 좋았다. "대체 김미진이 뭐길래? 뭐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기에? 수많은 인간, 연예인, 작가, 딸, 누나, 연인, 아내, 여자, 오물자. 그것들 중 하나에 불과한 그녀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것은 이소호 김수영문학상 수상소감 과도 같은 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맨 앞의 플래쉬 픽션 중 거의 에세이라고도 읽을 수 있는 정세랑의, (로맨스를 좋아하는) 여성 작가로서의 고민도 흥미롭다. 작금의 한국 사회에서 여자가 눈앞에 실존하는 폭력을 제외하고, 보편의 남성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가지고, 이전과 같이 이성애 로맨스를 쓰는 것이 가능합니까?
배수아 오늘의 작가상 수상소감은 소설만큼이나 재미있다. 사람을 얼굴도 이름도 아닌 그 사람이 한 말로 기억하는 것, 이야기를 사랑하면서 이야기로부터 도망치는 것.